머무를 때 (Inspiration)
안도현 시인 | 스며드는 것
때영 TREE
2021. 5. 22. 01:02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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스며드는 것
꽃게가 간장 속에
반쯤 몸을 담그고 엎드려 있다
등판에 간장이 울컥울컥 쏟아질 때
꽃게는 뱃 속의 알을 껴안으려고
꿈틀거리다가 더 낮게
더 바닥쪽으로 웅크렸으리라
버둥거렸으리라 버둥거리다가
어찌할 수 없어서
살 속에 스며드는 것을
한 때의 어스름을
꽃게는 천천히 받아들였으리라
껍질이 먹먹해지기 전에
가만히 알들에게 말했으리라
저녁이야
불 끄고 잘 시간이야
-안도현 시인
볼 때마다 울컥하게 되는 시
안도현 시인의 단어선택과 표현이,
시에 머물지 아니할 수 없게 만든다
Anything you want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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